경제부문의 세계화?: 왜 정치경제적 분석이 필요한가-1

Globalization of The Economy-Jeffrey Frankel

1. 세계화에 대한 통념
1920년부터 1990년까지 해상운송료, 항공운송료, 통신비용은 극적으로 하락했다. 이를 비롯한 세계화에 대한 여러 지표는 세계화라는 것이 우리가 이제까지 보지 못한 단계에 달했으며, 거리와 국경, 지리와 국가와 같은 요소들의 중요성이 경제문제에 한해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있다. 심지어 세계화는 더이상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는 주장도 종종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인상과 주장은 착각이며, 이에 입각한 정책결정은 실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2. 실제로 세계화는 얼마나 진전되었는가?(1)
단순한 인상비평을 뛰어넘어 세계화의 실제 진행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Frankel은 두 가지 기준을 제안한다.

1) 1900년에 비해 2000년은 얼마나 세계화 되었는가?
2) 100% 완벽한 세계화 수준에 비하여 오늘날은 얼마나 세계화 되었는가?

운송과 통신에 있어 철도, 증기선, 전보, 냉동기술 등 가장 혁명적인 변화는 오늘날이 아니라 1900년대에 발생, 확산된 것들이다. 이 당시 팍스-브리타니카는 경제통합의 안정적 정치기반을 제공하였으며, 금본위제가 통화적인 안정을 담당하였다.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말마따나, 1914년 8월 이전까지 런던거주민들은 아침 차를 마시면서 전화를 통해 전 지구의 온갖 상품들을 주문할 수 있었다.

세계 1차 대전 이후로 세계화는 크게 후퇴한다. 고립주의가 서방을 휩쓸었으며, 정치, 통화의 안정은 붕괴되었다. 전간기에 닥친 경제불황 역시 관세인상, 무역장벽의 형성에 기여하였다. 기술과 사적부문의 개방지향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스무트-할리 관세, 파시스트 블록과 공산주의 블록의 연이은 형성 등, 국가의 활동에 의하여 개방은 저지되었다. 

1945년 이후, 승전국들은 1919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았다. 국가들은 개방주의적 정책을 집행하였으며, 이는 미국에 의하여 주도되었다. 수출과 수입기준으로 미국은 1970년대에 이르러 1910년대 초반의 미국의 세계화 수준으로 복귀하였으나 2000년대까지 20세기 초반의 영국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였다. 오늘날 세계화에 대한 통념의 한 가지는 기술의 발전이 세계화를 되돌릴 수 없으며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이는 분명 잘못된 판단이다.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1914년부터 1945년까지 30여년간 세계화를 퇴보시켰다.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의 수용이 아니라 전후 정치인들의 선택으로 인하여 구성되었다.

100% 완벽한 세계화라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기준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화 수준과 실제의 괴리를 느껴볼 수 있다. Frankel이 논문을 작성했을 당시(2000년), 미국의 전체 GDP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과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12%였다. 그리고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 수준이었다. 즉 간단한 계산으로, 국경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미국 전체 GDP에서 수출과 수입은 75%를 차지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세계화 수준은 완벽한 세계화에 비하여 겨우 1/6 정도 밖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등 다른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3. 실제로 세계화는 얼마나 진전되었는가?(2)
Frankel은 조금 더 자세하기 이 문제를 논하기 위하여 상품가격의 비교를 활용한다. 기본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다른 제약 사항들이 없다면 차익거래(arbitrage)로 인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들에 대한 각 지역의 가격은 수렴할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경제학자들에게-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게도, 이러한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첫째는 아마 환율 때문일 것이다. 두번째로, 동일한 상품이라도 국경을 넘는 순간 다른 상품이 되기 때문이다. 독일에서의 BMW와 한국에서의 BMW는 관세를 제외하고도 판매방식이나 부가서비스등이 상이한 상당히 다른 상품이다. 브랜드파워의 경우 역시 말할 것도 없는 요소이다. 그런데 가격의 불평등성은 브랜드 파워가 중요하지 않고 국가에 따라 다른 요소들의 변화가 적은 물품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GDP대비 수출/수입 비율이 나타내는 통시적인 세계화 지표와 마찬가지로, 가격비교에 있어서도 과거에 비하여 비약적이 발전이 있다고 보기에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이 경우는 더 심하다. 케네스 프룻, 마이클 김 그리고 케네스 로고프의 데이터에 따르면, 1273년, 영국과 네덜란드간의 8개 품목(버터, 치즈, 계란, 콩, 은, 밀, 보리, 귀리)의 가격격차가 1990년대 말의 가격격차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불러온 운송비용의 급격한 절감에도 불구하고, 파운드와 길더의 불안정한 환율과 각종 무역장벽과 같은 문제들은 가격격차의 축소라는 면에서 800년간의 세월을 무용하게 만들어버렸다.

4. 그렇다면 어떠한 요소들이 가격불균형에 영향을 끼치는가?
Frankel은 일반적으로 지리, 사례적으로 거리가-세계화의 반대말로서-가격격차에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운송비용의 절감에도 불구하고, 근접성이 중요하다는 증거는 널려있다. 오히려 운송비용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정보, 금융, 연예산업에서 사업체들은 다른 사업체들과의 거리를 굉장하게 중요하게 다룬다. 실리콘 밸리, 맨해튼, 헐리우드, 시티오브런던, 여의도, 테헤란로 등등등.

찰스 엥겔과 존 로저스의 북미지역의 도시간에 가격격차와 교역량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거리가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뚜렷하다. -이 부분에서 Frankel의 논지전개에 대해 의문이 드는데, 앞 부분에서는 가격자료의 교역량 자료에 비한 우위를 설파하다가, 실증분석에 있어서는 이를 번갈아, 아니 오히려 교역량 자료를 더 사용한다.- 다른조건이 같다면, 두 도시간의 거리가 1% 증가할 때마다, 교역량은 0.7~1%씩 하락한다.

거리뿐 아니라 다른 지리적 요소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다른 요소가 같다면, 내륙국가들은 다른 국가들에 비하여 교역량이 1/3 수준이며,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의 교역량은 다른 경우에 비하여 80%가 더 많다.

지리적 요소를 떠나서 언어와 식민지 역사도 영향을 미친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말하기도 지겹지만-같은 언어를 쓰는 국가들은 50% 더 많은 교역을 한다. 1960년대 일반적인 경우에 비하여 2배에서 4배까지 많았던 제국에 속한 국가들의 무역은 점차 줄어들었으나 과거 역사의 영향력은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기준으로 같은 제국을 둔 구 식민지 국가들은 다른 경우에 비하여 80%나 더많은 교역을 한다. 구 제국과 구 식민지 국가들의 경우 교역량이 일반적인 경우에 비하여 5배에서 9배까지 치솟기도 한다. (다른 요소들이 같은 조건이라는 것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알리라 믿는다)

그 뒤로도 군사적 교류, 자유무역협정, 정치적 관계, 환율과 통화, 국경 등 많은 요소들이 다른 요소들이 같을 때, 국가(국경의 경우에는 지역 혹은 도시)들의 교역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결론은 국가간의 교역은 단지 가격적 요인에 의하여만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5. 금융시장은 통합되고 있는가?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된 1973년부터 약 30년간 국제금융시장은 빠른 속도로 자유화되고 통합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Frankel은 자신의 논지를 고수한다. '생각보다는' 아니라는 것이다. 1998년 기준으로 전세계의 전체 총생산 대비 순 자산 이동은 놀랍게도 1차 세계 대전 이전의 대영제국과 당시 큰 땅을 가지고 있던 국가들-아르헨티나, 캐나다, 호주 사이의 그것보다 작다.-전세계와 당시 영국-대토지 국가들 사이를 비교하다니 놀랍기는 하지만 조금 졸렬하다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들기시작한다. 거기다가 순 자산이동이라는 것이 금융시장의 통합이라는 것의 어떠한 척도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드는데, 경제학 전공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마틴 펠드스타인과 찰스 호리오카의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의 순 자산이동에 있어서 개인들이나 공적 기금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 자국 편향적인 경향성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수수료나 정보비용과 같은 요소들 역시 투자자들에게 자국과 타국에 대한 투자를 차별하도록 한다. 모기지와 같은 정보가 중요한 상품에 대한 투자들은 국경을 넘어서 잘 일어나지 않는다. 환율이나 이자율의 경우도 다른 상품들의 가격격차와 마찬가지로 평준화되지 않는다. 특히 이자율의 경우 국가는 이를 상당히 강하게 통제할 수 있다.

Frankel이 이러한 상품, 금융 시장에 대한 가격격차, 무역량에 대한 자료를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세계화는 새로운 것도, 완전한 것도, (보이지 않는 시장의 힘에 의하여 진행되는) 되돌릴 수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화, 개방은 결국 국가가 결정하는 것이며, 아직 (2000년 기준으로) 세계화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내가 붙인 부제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국제경제, 국제무역에 대하여 왜 정치경제적 분석이 필요한지가 Frankel의 주장에 의하여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약 Frankel의 분석이 맞다면 국가의 정책결정에 대한 연구 없이 사적 부문, 기술 발전만을 가지고 세계화를 논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덧글

  • 2015/11/02 22:30 # 삭제 답글

    저기 2번에 마지막 문단은 원문좀 볼수있을까요? 번역이 잘못되거나 프랑켈교수가 노망들아서 헛소리인가 궁금하네요. 저기 써있는데로면 우리나라는 세계화를 뛰어넘어서 미친국가가 되는데요. 저기 써있는데로 세계화를 기준으로 잡는다면 국가의 경제수준이 낮고 어느정도 수출입이 되는 국가는 저 말대로라면 세계화 100프로가 넘는 국가가 되는데요.
    4번은 에초에 가격으로 비교는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실제적으로 비교하기 힘들기 때문이고(환율과 세금을 제외하고도 실제적으로 농산품같은경우 품종이라던지 산지에따라 가격이 틀리기때문에) 교역량과 거리의 실증분석을 한거 같네요.
    5번은 졸렬이고 자시고 1차세계대전 이전에 전세계 교역량에 대한 자료를 구할수가 없으니 그거라도 가따 붙인거죠.

    그리고 자료가 2000년 자료같은데 너무 옛날 자료에요.최소한 미국 서브프라임 이후의 논문을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때랑 지금이랑 전세계의 fta나 tpp eu등 경제적인 병합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그리고 미국경제위기로 그리스 스페인의 경제위기등 너무 바뀐 상황이라 저 논문은 거의 흑역사급일듯
  • serviceindeed 2015/11/03 21:18 #

    우선 원문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각각 수출/GDP, 수입/GDP라고 나누어 번역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네요
    ...U.S. output is about one-fourth of gross world product. The output of producers other countries is thus about three-fourths of gross wrold product. If Americans were prone to buy goods ans services from foreign producers as easily as from domestic producers, then foreign products would constitutes a share of U.S. spending equal to that of spending of the average resident of the planet. The U.S import-GDP ratio would equal .75. The same would be true of the U.S. export-GDP ratio. And yet these ratios are only about one-sixth of hypothetical level...

    아마도 미국기준으로 세계화가 그렇게 많이 진전되지 않았다는 설명인것 같구요, 한국 같은 경우도 현재 수출/GDP, 수입/GDP비중이 100%-세계전체 GDP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 과 일치하거나 이를 초과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싱가포르 같은 나라면 몰라도.

    4번에서 저의 의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랑켈 교수는 애초에 논문에서 석유의 예를 들면서 가격 자료만 가지고도 개방의 정도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질에 있어서 가격자료의 교역량 자료의 우위를 상당히 길게 논합니다. 저는 이부분이 논지에 크게 상관이 없으며 그 뒤의 실증분석들이 대부분 교역량 자료였기 때문에 생략했습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프랑켈 교수는 왜 가격자료의 정당성과 우위를 논한것일까요?

    5번에서도 뭐 물론 구할 수 있는 자료가 그것뿐이라면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합니다만 자신의 논지를 지속시키기 위하여 전세계와 영국을 비교하면서 '봐봐 이거 놀랍지?'라는 뉘앙스가 상당히 마음에 안듭니다. 차라리 오늘날의 비교대상도 같은 국가들로 한정시키던지 말입니다.- 제 생각엔 그럴 경우에는 저자가 원하는 결과가 도출되기 상당히 힘들 겁니다.

    너무 오래된 논문이긴 한데 나름대로 IPE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문 중 유명한 것이라 소개해 봤습니다. 앞으로 계속 소개해 볼 예정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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